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쫘니아빠 건강일지

90kg 찍고 다이어트 결심한 날 현실 후기

by 쫘니아빠-ver2 2026. 6. 24.

사람은 쉽게 안 바뀐다. 통풍이 와서 발이 퉁퉁 부어도, 숨이 차도, 소화가 안 돼도 그냥 버티면서 산다. "에이 괜찮겠지"가 인간의 기본 설정값이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유도 선수로 뛰면서 체력 하나만큼은 누구한테도 안 뒤진다고 자부했던 내가, 아들 하나 낳고 나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주변에서 건강의 대표주자로 불리던 내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됐을까. 그런 내가 다이어트를 결심한 건 거창한 깨달음이 아니었다. 체중계 하나 때문이었다. 2026년 봄, 오랜만에 올라간 체중계가 90kg을 가리켰다. 그 순간 머릿속에 든 생각은 딱 하나였다. "아, 진짜 이러면 안 되겠다."

90kg 다이어트 결심 - 체중계가 90kg을 찍던 그 순간

사실 체중계를 안 올라간 지 꽤 됐었다. 무의식적으로 피하고 있었던 것 같다. 눈 감으면 코 안 보이는 심리랄까. 그날따라 화장실에 체중계가 눈에 밟혔다. 별생각 없이 올라갔는데 숫자가 90을 넘어가고 있었다. 처음엔 체중계가 고장 난 줄 알았다. 다시 올라갔다. 여전히 90이었다. 세 번째 올라갔더니 90.2였다. 이건 체중계 문제가 아니었다. 순간 머릿속으로 계산이 됐다. 키 179cm에 90kg. BMI로 계산하면 28 언저리로 비만 판정이다. 등산하고 서핑하고 스노우보드 타던 내가 비만이라니. 뭔가 머릿속에서 딸깍 하는 소리가 났다. 현실 부정 단계에서 수용 단계로 넘어가는 바로 그 소리였다. 그날 아침 체중계에서 내려오면서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이제 진짜 해야겠다." 근데 솔직히 그 순간에도 반은 "뭐 조금만 줄이면 되겠지"였다. 결심의 순간에도 인간은 끝까지 낙관적이다. 어쩌면 낙관적으로 생각해야만 시작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이유든 그날 나는 결심했고, 그게 지금 이 글의 시작점이 됐다.

90kg 다이어트 결심 전 - 몸이 보내던 신호들

사실 체중계 말고도 몸은 훨씬 전부터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근데 계속 무시했다. 첫 번째 신호는 소화였다. 밥을 먹으면 항상 더부룩했다. 예전엔 뭘 먹어도 금방 소화됐는데, 어느 순간부터 식후 한 시간은 배가 빵빵하게 불러있었다. 속이 편한 날이 거의 없었다. 두 번째 신호는 숨이었다. 회사 계단을 두 층만 올라가도 숨이 찼다. 엘리베이터 기다리기 귀찮아서 계단을 택했다가 3층에서 이미 헉헉대는 나를 발견했다. 그 순간 스스로가 좀 낯설었다. 세 번째 신호는 아침이었다. 7시간을 자도 개운하지 않았다. 눈을 떠도 몸이 무거워서 일어나기 싫었고, 피로가 쌓이는 속도가 풀리는 속도보다 압도적으로 빨랐다. 예전엔 6시간만 자도 멀쩡했는데 이제는 8시간을 자도 피곤했다. 네 번째 신호는 거울이었다. 어느 날 샤워하다가 옆모습이 낯설었다. 배가 앞으로 나와있었다. 옷 입을 때는 잘 몰랐는데, 거울 앞에 서니까 한눈에 보였다. 이 모든 신호를 무시하고 살던 내가 체중계 숫자 하나에 무너진 거다. 신호는 항상 먼저 왔다. 내가 안 봤을 뿐이다. 아니, 정확히는 보기 싫어서 안 본 거겠지.

90kg 다이어트 결심 후 - 이번엔 다르게 시작했다

결심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게 뭔지 아는가!? 헬스장 등록도 아니고, 닭가슴살 구매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안 했다. 딱 하루 생각만 했다. 예전에 다이어트를 시도했다가 3일 만에 포기한 경험이 너무 많아서, 이번엔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기로 했다.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헬스장 끊고 닭가슴살 잔뜩 사놓고 4일째 치킨 시킨 역사가 나한테 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 거다. 의욕 넘치게 시작했다가 반짝하고 꺼지는 그 패턴. 이번엔 딱 세 가지만 바꾸기로 했다. 첫째, 먹던 것의 70~80% 정도만 먹는다. 굶는 게 아니라 조금 덜 먹는 거다. 배가 터질 것 같은 포만감 말고, 적당히 먹었다는 느낌에서 수저를 내려놓는 거다. 둘째, 야식은 완전히 끊는다. 일주일에 세 번씩 시켜 먹던 야식을 제로로 만드는 거다. 셋째, 러닝을 주 3회에서 4회 한다. 헬스장 없이, 장비 없이, 신발 하나로 할 수 있는 운동. 그게 전부였다. 식단표도 없고, 칼로리 계산도 없었다. 지속 가능한 것만 하자는 게 이번 원칙이었다. 서른여덟 살이 돼서야 깨달은 거다. 거창하게 시작했다가 작심삼일로 끝내는 것보다, 소박하게 시작해서 오래가는 게 훨씬 낫다는 걸. 결심의 크기보다 지속의 길이가 중요하다는 걸.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나는 그 방법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83.7kg. 시작하고 한 달이 채 안 됐는데 6kg이 빠졌으니까!

 

3화에서는 육아 후 망가진 직장인 몸을 되돌리는 이야기를 써볼 예정입니다.

쫘니아빠 ver 2.0,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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