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쫘니아빠 건강일지

체중이 멈췄다, 정체기가 오면 생기는 일

by 쫘니아빠-ver2 2026. 7. 20.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반드시 오는 구간이 있다. 어제랑 똑같이 먹고 똑같이 달렸는데 저울이 꿈쩍도 안 하는 날들. 처음엔 하루 이틀이라 생각했는데 일주일이 되고, 열흘이 됐다. 90kg에서 시작해서 82.5kg까지 내려오는 동안 그 구간이 두 번 왔다. 오늘은 그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정체기에 실제로 어떤 감정이 오는지, 그리고 어떻게 버텼는지.

체중 정체기, 처음엔 내 탓이라고 생각했다

첫 번째 정체기는 3주 차쯤이었다. 시작하고 나서 쭉 내려오던 체중이 갑자기 멈췄다. 84kg대에서 나흘째 같은 숫자가 찍혔다. 뭘 잘못한 건지 기억을 뒤졌다. 이틀 전에 회식이 있었나, 야식을 먹었나, 운동을 빠진 날이 있나. 딱히 없었다. 근데 저울은 안 움직였다. 이상하게 자책이 먼저 왔다. 뭔가 잘못한 게 있을 거라고, 내가 느슨해진 거라고. 아내한테 괜히 신경질을 낸 날도 있었다. 저울 숫자 때문에 하루 기분이 통째로 결정되던 시기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 감정 자체가 정체기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몸은 멈춰 있는 게 아니었는데, 저울만 보고 있으니까 전부가 멈춰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체기에 제일 먼저 오는 감정은 의심이다.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에 대한 의심. 그 의심이 쌓이면 포기가 된다.

체중 정체기가 오는 진짜 이유

정체기가 오면 보통 세 가지 중 하나다. 첫 번째는 몸이 새로운 체중에 적응하는 중인 경우다. 살이 빠지면 몸은 그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이 작동한다. 기초대사량이 줄어들고 칼로리 소모 효율이 바뀐다. 이건 의지 문제가 아니라 생리적인 반응이다. 두 번째는 식단이 슬금슬금 느슨해진 경우다. 처음엔 철저하게 지키던 식사량이 한 달쯤 지나면 조금씩 늘어난다. 의식하지 못한 채 칼로리가 조금씩 올라가는 거다. 세 번째는 운동 강도가 몸에 익숙해진 경우다. 처음엔 5km만 달려도 힘들었는데 그게 루틴이 되면 같은 운동으로 소모되는 칼로리가 줄어든다. 몸이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거라 나쁜 신호는 아닌데, 자극이 줄었다는 뜻이다. 내 경우엔 세 번째에 가까웠다. 10km가 익숙해지면서 거리를 늘려야 할 시점에 정체기가 왔다. 15km에 도전한 게 그 이후였고, 그 뒤에 체중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체기에 실제로 버틴 방법

정체기에 가장 먼저 한 건 저울 보는 횟수를 줄인 거다. 매일 아침 올라가던 걸 이틀에 한 번으로 바꿨다. 안 보는 게 답이라는 건 알면서도 잘 안 됐는데, 차선책으로 이틀에 한 번을 택했다. 숫자를 덜 보니까 자책하는 횟수가 줄었다. 두 번째는 체중 말고 다른 걸 기록하기 시작한 거다. 그날 달린 거리, 페이스, 케이던스. 체중이 안 움직이는 날에도 페이스가 조금 빨라졌거나 심박이 안정적이었다면 그게 변화였다. 저울에 안 찍히는 변화를 찾는 거였다. 세 번째는 러닝 거리를 늘린 거다. 정체기가 왔을 때 운동량을 줄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반대로 자극을 늘려야 몸이 반응한다. 10km에 익숙해진 시점에 15km에 도전했고, 그 이후에 체중이 다시 내려갔다. 물론 이건 내 케이스고 몸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통풍이 있는 입장에서 무리하게 거리를 늘리는 건 리스크가 있었는데, 몸 신호를 보면서 조금씩 늘렸다.

정체기에 하면 안 되는 것들

정체기에 제일 하기 쉬운 실수가 식사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거다. 안 빠지니까 덜 먹으면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게 오히려 역효과다. 필요 이상으로 칼로리를 줄이면 몸이 기아 상태로 인식해서 기초대사량을 더 낮춰버린다. 정체기가 길어지는 악순환이 된다. 두 번째 실수는 체중계를 아예 안 보는 거다. 안 보면 마음이 편할 것 같지만 관리가 안 된다. 보되 집착하지 않는 게 맞다. 이틀에 한 번, 혹은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가 적당하다. 세 번째는 치팅데이를 핑계로 폭식하는 거다. 정체기에 기분 전환으로 치팅데이를 갖는 건 괜찮다. 근데 그게 이틀, 사흘로 이어지면 정체기가 끝나도 빠진 게 다시 붙어 있다. 한 끼 정도로 선을 지키는 게 맞다. (13화 "다이어트 정체기 극복법 솔직 후기"에서 방법론을 정리했는데, 이번 화는 그 시기에 실제로 어떤 감정이 왔는지에 가깝다)

정체기가 끝나면 알게 되는 것

두 번의 정체기를 통과하고 나서 알게 된 게 있다. 정체기는 다이어트가 실패하는 구간이 아니라, 몸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숨을 고르는 구간이라는 거다. 포기하면 거기서 끝이지만 버티면 다시 움직인다. 실제로 두 번 다 정체기 이후에 체중이 더 빠르게 빠졌다. 몸이 준비를 마치고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정체기가 무서운 게 아니라 정체기에 포기하는 게 무서운 거라는 걸, 두 번을 겪고 나서야 이해했다. 지금 저울 숫자가 안 움직여서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지금 멈춘 게 아니라, 다음을 준비 중인 거다. 43일 동안 그렇게 버텨왔고, 82.5kg이 됐다. 목표 78kg까지 4.5kg 남았다. 아직 정체기가 한 번 더 올 것 같은데, 이번엔 덜 무서울 것 같다.

정체기는 온다. 버티면 지나간다. 그게 전부다.

 

41화에서는 비 타이밍이 예술이었던 야간런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써볼 예정이다. 나가기 전엔 비, 달리는 동안엔 맑음, 끝나자마자 다시 비. 그날 소양강변에서 있었던 일이다.

쫘니아빠 ver 2.0,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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