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쫘니아빠 건강일지

다이어트 6주차 몸의 변화 총정리

by 쫘니아빠-ver2 2026. 7. 10.

다이어트 6주차, 몸의 변화를 정리해보려고 노트북을 열었는데 체중계 숫자부터 쓰려다가 그만뒀다. 90kg에서 시작해서 43일 만에 82.5kg. 숫자로만 보면 7.5kg이 전부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이 숫자가 지난 6주에서 제일 재미없는 부분이다. 진짜 달라진 건 저울 위가 아니라 저울에서 내려온 다음부터 나타났다. 계단을 오를 때, 새벽에 눈이 떠질 때, 러닝화 끈을 묶을 때. 오늘은 그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다이어트 6주차, 몸의 변화는 체중계 밖에서 먼저 온다

처음 3주는 저울이 인생의 전부였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화장실 다녀와서 옷 다 벗고 저울에 올라가는 게 하루의 첫 일과였는데, 소수점 한 자리에 그날 기분이 통째로 결정됐다. 300g 빠지면 출근길이 가벼웠고 200g 늘면 괜히 아침부터 말수가 줄었다. 아내가 옆에서 "어제 라면 먹었잖아"라고 팩트를 날리면 그게 또 그렇게 서러웠다. 근데 6주를 통과하고 나서 알게 된 게 하나 있다. 체중은 몸에서 가장 늦게 반응하는 지표라는 것. 몸은 이미 3주차쯤부터 안쪽에서 다르게 굴러가고 있었는데, 저울이 그걸 뒤늦게 알려준 것뿐이었다. 심박수가 먼저 바뀌고, 잠이 먼저 바뀌고, 회복 속도가 먼저 바뀐다. 체중은 그 모든 게 쌓이고 나서야 마지못해 내려온다. 아마 이 글 읽는 사람 중에도 저울 숫자가 안 움직여서 포기 직전인 분들 있을 거다. 그 숫자만 보고 있으면 절대 안 보이는 변화가 몸 안에서 이미 진행 중일 확률이 높다. 그러니까 저울은 하루에 딱 한 번만 보고, 나머지 시간은 다른 걸 관찰하는 게 낫다. 오늘 계단을 몇 층까지 안 쉬고 올라갔는지, 점심 먹고 졸았는지 안 졸았는지, 어제보다 숨이 덜 차는지. 저울은 어제 먹은 소금과 물의 양까지 같이 재지만, 계단은 오직 내 몸만 잰다.

다이어트 6주차 몸의 변화 중 가장 놀라운 건 러닝 페이스였다

43일 동안 소양강변에서 총 18번 달렸고 누적 거리는 126km를 넘겼다. 지난주에는 드디어 100km 고지를 밟았다. 이 숫자보다 나를 더 놀라게 한 건 페이스다. 첫날 나이키런클럽 앱에 찍힌 기록이 1km당 5분 50초대였다. 그것도 죽을 것 같은 얼굴로, 3km 뛰고 나서 무릎에 손 짚고 헐떡이면서 나온 기록이었다. 지금은 컨디션 좋은 날 5km를 5분 20초대로 지나간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10km를 뛰면 5분이 통째로 사라지는 차이다. 웃긴 건 내가 페이스를 올리려고 딱히 뭘 한 게 없다는 거다. 그냥 체중이 7.5kg 줄었을 뿐이다. 쌀 한 포대를 등에 지고 뛰다가 내려놓은 셈인데, 몸이 알아서 빨라졌다. 몸이라는 게 참 정직해서, 짐을 덜어주면 덜어준 만큼 그대로 돌려준다. 반대로 말하면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내 몸에 짐만 계속 얹어왔던 셈이다. 얼마 전에는 15km를 완주했는데 고비가 세 번 왔고 페이스는 6분 14초까지 밀렸다. 그래도 걷지는 않았다. 6주 전의 나였으면 3km에서 이미 벤치에 앉아 있었을 거다. (82kg에 처음 진입하던 날이 궁금하면 → 26화 "82kg 처음 찍던 날, 35일 만에 7.5kg 뺀 이야기" 참고)

다이어트 6주차, 몸의 변화는 잠자리에서도 나타났다

이건 진짜 예상 못 했던 부분이다. 90kg일 때 나는 코를 심하게 골았다. 아내가 새벽에 나를 흔들어 깨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결국 안방은 아내와 아들 차지가 됐다. 나는 베개 하나 들고 거실로 쫓겨났다. 야근하고 들어와서 거실 바닥에 이불 펴고 눕는 기분, 겪어본 아빠들은 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일곱 시간을 잤는데도 잔 것 같지가 않았고, 오전 열한 시쯤 되면 눈꺼풀이 저절로 내려왔다. 커피를 하루 세 잔씩 들이부으면서 버텼다. 그게 나이 탓인 줄 알았다. 서른 중반 넘어가면 다 그런 거라고 스스로 설득했다. 6주가 지난 지금, 코 고는 소리가 확실히 줄었다는 게 아내의 증언이다. 나는 못 듣는 소리니까 내 말이 아니라 아내 말이다. 요즘은 안방 입성 허가가 떨어지는 날이 조금씩 늘고 있다. 알람 울리기 5분 전에 저절로 눈이 떠지는 날도 늘었다. 오후에 쏟아지던 그 졸음도 많이 사라졌다.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는 배가 들어가는 것만 상상했지, 잠의 질이 바뀔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근데 지금 누가 나한테 6주 중 제일 좋았던 게 뭐냐고 물으면 나는 저울 숫자가 아니라 이 얘기를 할 것 같다.

통풍약 먹으면서 지나온 다이어트 6주차, 그래도 발작은 없었다

이 블로그를 처음부터 읽은 분들은 알겠지만 나는 통풍 진단을 받았다. 지금도 페복트정 40mg과 진브렉스 200mg, 알게텍정을 처방받아 먹고 있다. 약을 먹으면서 달리는 게 맞나 싶어서 초반에는 매번 불안했다. 발등이 조금만 뻐근해도 재발인가 싶어서 밤새 검색창을 뒤졌다. 실제로 6월 말에 발등이 아파서 진지하게 겁먹었던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러닝화 끈을 너무 세게 조여 맨 게 원인이었다. 끈을 풀고 다시 묶으니 통증이 사라졌다. 그날 혼자 방에서 어이없어서 웃었다. 43일 동안 발작 없이 지나왔다는 사실이 나한테는 7.5kg보다 더 큰 성취다. 통풍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누워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 체중을 줄이는 것 자체가 통풍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고, 나는 그 방향으로 43일을 걸어왔다. 물론 약은 임의로 끊거나 줄인 적 단 한 번도 없다. 겁먹고 멈춰 있는 것과 조심하면서 움직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다이어트 6주차 몸의 변화는 아들 옆에서 확인됐다

저울보다 정직한 게 옷이다. 작년 여름에 산 반팔 셔츠가 있는데, 올해 초에는 단추를 잠그면 배 부분이 활짝 벌어져서 안에 입은 러닝셔츠가 다 보였다. 그래서 그 셔츠는 옷장 제일 안쪽으로 유배를 보냈다. 지난주에 꺼내 입어봤는데 단추가 그냥 잠겼다. 손가락 두 개가 들어갈 만큼 여유가 있었다. 아내를 불러다가 보여줬는데 "그거 원래 그 정도 아니었어?"라고 해서 좀 김이 샜다. 근데 나는 안다. 그 셔츠가 얼마나 오래 옷장에서 썩고 있었는지. 더 정직한 건 아들이다. 아들이 킥보드를 배운 뒤로 놀이터 가는 길이 그대로 육상 트랙이 됐다. 예전엔 아들이 신나서 앞으로 쭉 나가면 나는 뒤에서 "천천히!"만 외쳤다. 아빠다운 훈육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못 쫓아간 거였다. 요즘은 그냥 옆에서 나란히 달린다. 힘들다는 생각보다 오늘 워밍업 제대로 하네 싶은 마음이 먼저 든다. 지난주에는 아들이 멈춰 서더니 "아빠 왜 안 힘들어?"라고 물었다. 그 한마디가 6주 치 러닝 기록보다 더 크게 남았다. 이런 건 저울에 안 찍힌다.

다이어트 6주차, 몸의 변화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체중은 7.5kg 줄었고, 나머지 전부가 바뀌었다. 목표는 78kg, 앞으로 4.5kg 남았다. 도망갈 생각은 없다.

 

31화에서는 통풍 진단을 받던 날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써볼 예정이다.

쫘니아빠 ver 2.0,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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