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쫘니아빠 건강일지

날파리 습격 받고도 10km 완주한 날

by 쫘니아빠-ver2 2026. 7. 8.

날파리 습격을 받으면서 10km를 완주한 날이 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소양강변을 달리다가 날파리 군단과 정면으로 마주친 거다. 한 마리가 아니다. 떼로 달려드는 거다. 입으로, 코로, 눈으로. 달리면서 숨을 들이쉴 때마다 뭔가가 들어오는 느낌이 드는데, 그게 날파리다. 호흡이 꼬이기 시작했다. 6km 지점부터 "그냥 오늘 여기서 접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올라왔다. 근데 완주했다. 이 글은 그날의 기록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진 날에 어떻게 완주하는지를 몸으로 배운 날이기도 하다.

그날 달리기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밤이었다

아들 재우고 나서 소양강변으로 나갔다. 날씨는 나쁘지 않았다. 바람도 적당히 불고, 기온도 달리기 딱 좋은 날이었다. 앱 켜고 이어폰 끼고 출발했다. 처음 1~2km는 늘 그렇듯 몸이 풀리는 구간이라 가볍게 달렸다. 3km, 4km 넘어가면서 리듬이 잡히기 시작했다. 이날 목표는 10km 완주였다. 평소랑 다를 것 없는 출발이었다. 그런데 강변 중간 어느 구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뭔가 얼굴 앞에서 계속 날아다니는 게 느껴졌다. 처음엔 그냥 모기인가 싶었다. 근데 아니었다. 날파리 군단이었다. 강가에 습기가 많은 날이면 이런 경우가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입속으로 날파리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달리면서 호흡을 크게 하다 보면 입을 벌리게 된다. 그 순간이 문제였다. 날파리가 입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뱉어내면 또 들어오고, 뱉어내면 또 들어오고. 5km 지점을 넘어서면서 호흡이 완전히 꼬였다. 숨을 크게 쉬면 날파리가 들어오고, 숨을 참으면 달리기가 힘들고. 이 딜레마가 계속됐다. 짜증이 밀려올 때 즈음 이미 6km를 넘기고 있었다. 그때부터 "오늘 그냥 여기서 접을까"라는 생각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날파리 때문에 달리기를 멈춰야 한다는 게 억울하기도 했고, 이 상황을 계속 버텨야 하나 싶기도 했다. 날파리가 문제인지 멘탈이 문제인지 모를 구간이었다.

6km에서 포기하지 않은 이유

6km에서 멈추고 싶었는데, 결국 안 멈춘 이유가 있다. 딱 하나였다. 지금까지 6km를 달렸는데 여기서 멈추면 오늘 그냥 집에 가는 거잖아. 그게 너무 아까웠다. 날파리 때문에 못 뛴 날이 되는 게 싫었다. 운동을 못 한 이유가 날파리라는 게 어딘가 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다. 숨 쉬는 방식을 바꿨다. 입으로 크게 들이쉬는 대신 코로 짧게 여러 번 쉬는 방식으로.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다. 리듬도 어색했다. 근데 날파리가 덜 들어왔다. 그 상태로 7km, 8km를 넘겼다. 속도보다 완주가 목표인 날이 있다는 걸 그때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오늘은 기록을 세우는 날이 아니라 그냥 10km를 끝내는 날이라고 마음먹으니까 조금 편해졌다. (러닝 멘탈 관리가 궁금하다면 → 24화 참고)

9km에서 다시 한번 흔들렸다

8km를 넘기고 나서 날파리 군단 구간을 빠져나왔다. 그제야 호흡이 제대로 돌아왔다. 근데 이번엔 다리가 무거워졌다. 날파리 피하느라 호흡이 꼬인 채로 달린 게 생각보다 체력을 많이 썼던 거다. 9km 지점에서 다리가 확 무거워지면서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앱에서 페이스 알림이 울렸다. 그 순간 "1km 남았는데 그냥 걸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솔직히 걸어도 됐다. 1km니까. 근데 이상하게 걷기가 싫었다. 날파리 구간도 버텼는데 마지막 1km에서 걷는 건 왠지 아니다 싶었다. 그냥 밀어붙였다. 페이스 신경 안 쓰고, 호흡 신경 안 쓰고, 그냥 발을 앞으로 내딛는 것만 생각했다. 그렇게 10km를 찍었다.

완주하고 나서 든 생각

10km를 찍는 순간 앱에서 완주 알림이 울렸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뭔가 허탈하면서도 뿌듯한 감정이 동시에 왔다. 페이스는 평소보다 느렸다. 날파리 구간에서 호흡이 꼬였고, 마지막 구간에서 다리가 풀렸다. 좋은 컨디션으로 달린 날이 아니었다. 근데 완주는 했다. 그게 중요한 거였다. 컨디션 좋은 날 10km 완주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날파리 습격받고, 호흡 꼬이고, 다리 무거운 상태에서 완주하는 게 진짜 실력이라는 걸 그날 몸으로 배웠다. 러닝을 오래 하다 보면 이런 날이 분명히 온다. 날씨가 안 좋거나, 컨디션이 최악이거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거나. 그런 날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는 경험이 쌓이면, 그다음번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나 이거 전에도 버텼는데"라는 감각이 생긴다. 그게 러닝 실력이 느는 방식이다.

여름 야간 러닝, 날파리 대비하는 법

그날 이후로 여름 야간 러닝 나갈 때 몇 가지를 챙기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마스크나 버프다. 날파리가 심한 구간에서는 입 주변을 가리는 게 효과적이다. 더울 수 있는데, 날파리 삼키는 것보다는 낫다. 두 번째는 밝은 색 옷을 피하는 거다. 날파리는 밝은 빛에 모이는 경향이 있어서 야간에 밝은 옷을 입으면 더 꼬이는 경우가 있다. 세 번째는 강가 습한 구간을 지날 때 페이스를 조절하는 거다. 날파리가 몰려있는 구간은 짧게 끝내는 게 낫다. 속도를 올려서 빠르게 통과하거나, 잠깐 숨을 참고 지나가거나. 어떤 방법이든 그 구간을 빨리 벗어나는 게 핵심이다. 여름 야간 러닝은 낮 러닝보다 시원하고 한적해서 좋은데, 이런 변수가 있다는 걸 미리 알고 나가면 당황하지 않고 버틸 수 있다.

 

30화에서는 다이어트 한 달, 달라진 것들을 숫자와 함께 솔직하게 총정리해볼 예정이다.

쫘니아빠 ver 2.0,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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