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쫘니아빠 건강일지

다이어트 중 치킨 먹은 날, 그다음날은?

by 쫘니아빠-ver2 2026. 7. 7.

다이어트 중 치킨 먹은 날 이야기를 해야겠다. 운동복까지 다 챙겨 입고 나갔는데 하늘에서 장대비가 쏟아졌다. 러닝은 물 건너갔고, 그 허탈함이 결국 치킨 주문으로 이어졌다. 근데 다음날 체중계에 올라갔을 때, 예상과는 다른 숫자가 찍혀 있었다.

운동복 입고 나갔다가 장대비 만난 날

해당 주는 러닝 페이스도 조금씩 붙고, 체중도 꾸준히 내려가고 있어서 나름 자신감이 붙어있던 시기였다. 매일 저녁 뛰는 그 시간이 하루 중 가장 개운한 순간이었고, 그날도 당연히 그럴 줄 알았다. 그날은 퇴근하고 저녁을 가볍게 먹은 뒤에 바로 러닝화부터 챙겨 신었다. 소양강변까지 갈 생각에 운동복도 미리 다 갈아입고, 스트레칭까지 마친 상태였다. 아들 재우고 나온 시간이라 딱 한 시간 정도밖에 여유가 없었고, 그 짧은 시간을 알차게 쓰고 싶었다. 요즘은 하루 중 그 한 시간이 유일하게 나를 위한 시간이었다. 근데 현관문을 열자마자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일기예보에는 분명 흐림 정도였는데, 실제로는 우산을 써도 다리가 다 젖을 정도의 폭우였다. 몇 분 서서 하늘만 쳐다보다가 결국 포기했다. 러닝화를 다시 벗으면서 느낀 그 허무함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었다. 하루 중 유일하게 나만을 위해 비워둔 시간이 통째로 날아간 기분이었다. 계획했던 하루가 무너지는 순간, 머릿속에 이상하게 딴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에라 모르겠다, 치킨 5조각의 유혹

러닝을 못 뛰게 되자 갑자기 스트레스가 몰려왔다. 그동안 참아왔던 것들이 한꺼번에 터진 느낌이었다. 며칠 동안 식사량도 줄이고, 야식도 끊고, 매일 뛰던 걸 못 하게 되니까 억울한 감정까지 스며들었다. 이상하게 그 순간엔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뭔가를 먹어야 이 억울함이 풀릴 것 같았다. 결국 배달 앱을 켜고 치킨을 주문했다. 주문 버튼을 누르는 순간 묘한 해방감마저 느껴졌다. 다섯 조각 정도를 먹었는데, 튀김옷이 바삭하게 씹히는 순간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조금은 풀리는 느낌이었다. 근데 그 와중에도 하이볼은 노슈가 탄산수로 만들어 마셨다. 술은 못 참아도 최소한의 양심은 지키고 싶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 장면이다. 치킨은 마음껏 먹으면서 탄산은 굳이 노슈가로 챙기는 그 이중적인 태도가,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라면 다들 한 번쯤 겪어봤을 상황 아닐까 싶다.

무너질 줄 알았던 다음날 체중

솔직히 그날 밤 잠들기 전까지 걱정이 컸다. 며칠 동안 쌓아온 게 하루 만에 무너질까 봐 겁이 났다. 치킨 다섯 조각이면 칼로리로 따지면 절대 적은 양이 아니었고, 다음날 체중이 확 튀어 오를 거라고 거의 확신하고 잠들었다. 자기 전에 괜히 배를 만져보면서 벌써부터 후회가 밀려왔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체중계 앞에 서는 게 무서울 정도였다. 체중계 위에 발을 올리는 그 몇 초가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근데 막상 공복 체중을 쟀을 때 84.3kg이 나왔다. 전날보다 조금 오르긴 했지만, 걱정했던 것만큼 크게 튀지는 않았다. 치킨 다섯 조각에 하이볼까지 마셨는데 이 정도 선방이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숫자 하나에 하루 종일 마음이 오락가락하는 게 다이어트의 진짜 힘든 부분이라는 걸 이 날 다시 한번 느꼈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던 아침이었다.

왜 크게 안 무너졌을까

돌아보면 이유는 명확했다. 그날 하루 치킨을 먹었다고 해도, 그 전까지 몇 주 동안 쌓아온 습관이 몸에 이미 배어 있었다. 평소 식사량을 줄여온 것, 매일 공복 체중을 재는 습관, 꾸준히 뛰어온 러닝까지, 이런 것들이 하루의 일탈을 완충해주는 역할을 한 것 같다. 그리고 치킨을 먹으면서도 하이볼을 노슈가로 바꾼 것처럼, 완전히 손을 놓지 않고 작은 선택 하나라도 지키려 했던 게 컸다. 만약 예전의 나였다면 치킨에 진짜 술까지 곁들이고, 다음날은 이왕 이렇게 된 거 하며 하루 종일 폭식으로 이어졌을 거다. 근데 이번엔 그 선을 넘지 않았고, 그게 84.3kg이라는 결과로 돌아온 것 같다. 사실 이런 완충 작용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니라, 몇 주간 반복해온 루틴이 쌓여서 만들어진 결과라는 걸 이 날 확실히 깨달았다. (82.5kg 처음 찍었던 이야기가 궁금하면 → 26화 참고) 다이어트는 하루도 안 어긋나는 완벽함이 아니라, 어긋나도 크게 무너지지 않는 탄력성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배운 날이었다.

며칠 뒤 다시 잡은 중심

이 날 이후로 며칠 동안 식단을 조금 더 신경 썼다. 치킨을 먹은 다음날은 일부러 밥량을 평소보다 더 줄이고, 채소 위주로 식사를 맞췄다. 저녁에는 짧게라도 걷기 운동을 했다. 하루 흔들렸다고 그 다음날까지 놓아버리면 정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진다는 걸 예전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엔 흔들린 다음날 바로 중심을 잡으려고 애썼다. 그 결과 체중은 며칠 만에 다시 83kg대로 내려왔고, 오히려 이 사건 이후로 식단 관리에 대한 확신이 더 커졌다. 한 번 흔들려도 금방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걸 스스로 증명한 셈이었고, 그 경험이 이후 다이어트를 이어가는 데 큰 자신감이 됐다.

치팅데이도 다이어트의 일부다

이 날 이후로 치팅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예전 같으면 치킨 먹은 것 자체로 죄책감에 시달리고, 그 죄책감 때문에 다음날 폭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있었다. 근데 이번엔 84.3kg이라는 숫자를 보고 오히려 안심이 됐다. 하루 일탈이 전체를 망치지 않는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아마 다이어트 중인 사람이라면 이런 순간이 한 번쯤은 올 거다. 계획이 무너지는 날, 그날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결국 오래 가는 다이어트와 금방 포기하는 다이어트를 가르는 것 같다. 완벽하게 안 어긋나려고 애쓰기보다, 어긋났을 때 최소한의 선을 지키고 다음날 바로 중심을 잡는 것, 그게 이 날 배운 가장 큰 교훈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순간은 또 올 거고, 그때마다 이 날의 84.3kg을 떠올리며 버텨볼 생각이다.

다음 치팅데이는 이렇게 대비하기로 했다

이 사건을 겪고 나서 아예 치팅데이를 계획적으로 관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예전에는 치팅이 늘 예상치 못한 순간에 충동적으로 터지는 식이었는데, 그게 오히려 죄책감을 키우는 원인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한 주에 한 번 정도는 미리 치팅데이를 정해두고, 그날은 마음 편히 먹되 다음날은 반드시 식단과 운동으로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바꿨다. 치킨을 먹더라도 튀김보다는 구운 메뉴를 고르거나, 양념 소스 대신 담백한 소스를 선택하는 것도 그 이후로 생긴 습관이다. 하이볼도 그날처럼 노슈가 탄산으로 바꾼 뒤로는 아예 그게 기본값이 됐다. 작은 습관 하나가 바뀌니까 치팅데이 자체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줄었다. 이제는 치킨 먹는 날이 다이어트의 실패가 아니라, 다이어트를 오래 이어가기 위한 하나의 완충 장치처럼 느껴진다. 계획된 일탈과 충동적인 일탈은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는 걸 이번 경험으로 확실히 배웠다.

 

29화에서는 러닝 중에 날파리가 입속으로 들어왔는데도 10km를 완주했던 날 이야기를 써볼 예정이다.

쫘니아빠 ver 2.0,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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