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쫘니아빠 건강일지

다이어트 중 아내 반응, 솔직 후기

by 쫘니아빠-ver2 2026. 7. 26.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나서 아내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응원해 줬냐고.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별 반응이 없었다. 그게 오히려 현실적이었다. 54일 동안 아내 옆에서 다이어트를 해온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다이어트 선언했을 때 아내 반응

90kg을 찍고 다이어트를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 아내의 반응은 담담했다. "그래, 해봐"였다. 뭔가 더 반응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전부였다. 처음엔 좀 서운했다. 결심을 말했는데 박수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응원의 말이 있을 줄 알았으니까. 근데 생각해 보면 그게 맞았다. 내가 살 빼겠다고 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아내 입장에서는 이번에도 며칠 하다가 흐지부지될 거라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었던 거다. 결심 선언에 매번 반응해 주다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걸 몇 번 봤으면 담담해지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나는 말로 증명하는 대신 몸으로 증명하기로 했다. 아내가 알아챌 때까지 그냥 하는 거였다.

아내가 처음 달라진 걸 알아챈 순간

3주쯤 지났을 때였다. 아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얼굴이 좀 달라진 것 같은데"였다. 체중 얘기가 아니라 얼굴 얘기였다. 살이 빠지면 얼굴부터 티가 난다는 말이 맞더라. 저울 숫자보다 아내의 그 한마디가 더 크게 느껴졌다. 매일 보는 사람이 알아챈다는 게 숫자로 안 잡히는 변화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였으니까. 그다음 주에는 "살 빠지는 것 같긴 하네"가 나왔다. 아내의 말은 짧고 건조했지만 그게 진심이라는 걸 안다. 과장해서 칭찬하는 스타일이 아니니까. 짧은 한마디가 길게 늘어놓는 응원보다 더 믿음이 갔다. 그날 저녁 소양강변에 나가면서 발이 더 가벼웠다.

코골이가 줄었다, 근데 거실이 더 편하다

90kg일 때 코골이가 심해서 안방은 아내와 아들 차지였고 나는 거실로 쫓겨나 잤다. 야근하고 들어와서 거실 바닥에 이불 펴고 눕는 그 기분, 겪어본 아빠들은 안다. 체중이 빠지면서 코골이가 확실히 줄었다는 건 아내도 인정한다. 이제 들어와도 된다는 눈치도 있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거실이 나쁘지 않다. 아니, 좋다. 폰 마음대로 볼 수 있고, 눈치 안 봐도 되고, 오롯이 내 시간이 생긴다. 다이어트 성공의 부산물로 안방 입성 자격을 얻었는데 굳이 안 들어가고 있는 게 현재 상황이다. 아내는 아직 모른다. 코골이가 줄어서 같이 자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나는 거실 자유를 아직 반납할 생각이 없다. 이게 54일 다이어트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다.

작년 여름 셔츠 단추가 잠겼을 때 아내 반응

작년 여름에 산 반팔 셔츠가 옷장 안쪽에 유배를 가 있었다. 단추를 잠그면 배 부분이 활짝 벌어져서 입을 수가 없었던 셔츠였다. 한 달쯤 됐을 때 꺼내 입어봤더니 단추가 잠겼다. 손가락 두 개가 들어갈 만큼 여유도 있었다. 아내를 불러다가 보여줬다. 아내의 반응은 "그거 원래 그 정도 아니었어?"였다. 기대했던 반응이 아니어서 좀 김이 샜는데, 생각해보면 아내는 내가 그 셔츠를 얼마나 오래 못 입고 있었는지 기억을 못 하는 거였다. 나한테는 엄청난 성취였는데 아내한테는 그냥 셔츠 단추였던 거지. 그래도 괜찮다. 내가 아는 게 중요하니까. 그 셔츠를 다시 입을 수 있게 된 게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는 내가 제일 잘 안다.

아내가 이제 그만 빼래, 목표가 바뀐 이유

목표 체중이 78kg이었는데 바뀌었다. 아내가 한마디 했다. "지금이 딱 보기 좋다"고. 82kg대에서 나온 말이었다. 처음엔 그냥 위로의 말인가 싶었는데, 아내가 빈말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걸 안다. 진심으로 지금이 좋아 보인다는 거였다. 너무 많이 빼면 얼굴이 꺼져 보일 수 있다는 말도 했다. 그 말이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 숫자에 집착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걸 놓칠 수 있겠다 싶었다. 82kg에서 건강하게 유지하는 게 78kg을 향해 달리는 것보다 더 현실적인 목표일 수 있다. 그래서 목표를 바꿨다. 78kg 감량에서 82kg 건강 유지로. 숫자가 목표가 아니라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게 목표가 됐다. 아내의 한마디가 54일 동안의 방향을 바꿨다.

다이어트하는 남편 옆에서 매일 보는 사람이 아내다. 담담한 반응도, 짧은 한마디도, 셔츠 단추를 몰라보는 것도 전부 아내였다. 거실 자유는 아직 반납 안 했지만, 코골이가 줄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있는 거다.

 

46화에서는 장인어른 생신 술자리에서 소주 반 병을 마시고 그날 밤 야간런을 뛰었더니 다음 날 역대 최저 체중이 나온 황당한 이야기를 써볼 예정이다.

쫘니아빠 ver 2.0,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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