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쫘니아빠 건강일지

통증의 원인? 신발끈이 범인이었다!

by 쫘니아빠-ver2 2026. 7. 15.

통풍 진단을 받고 나서 생긴 버릇이 하나 있다. 발이 조금만 이상해도 바로 멈추고 확인한다. 뻐근한가, 붓는 느낌이 있나, 어제보다 더 아픈가. 그 버릇 때문에 한 번은 진짜 황당한 일이 있었다. 러닝 중에 발등이 아프기 시작했는데, 통풍이 재발했다고 확신하고 집에 돌아와서 한참을 검색했다. 그런데 범인이 통풍이 아니었다. 신발끈이었다.

신발끈 통증, 처음엔 통풍 재발인 줄 알았다

그날 러닝을 나가기 전에 신발을 평소보다 좀 단단하게 묶었다. 발이 덜 흔들리면 더 안정감 있게 달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처음 2km는 괜찮았다. 근데 3km쯤 넘어가면서 발등 쪽에서 뭔가 압박되는 느낌이 왔다. 처음엔 그냥 근육이 달아오르는 거겠지 싶어서 무시하고 달렸다. 5km를 지나면서 그 느낌이 통증으로 바뀌었다. 발등을 짓누르는 것 같은 감각이었는데, 발목 관절 쪽으로 올라오는 느낌도 있었다. 그 순간 머릿속에 딱 한 단어가 떠올랐다. 통풍. 지난번 발작이 발목 쪽에서 시작됐던 기억이 올라왔다. 걸음을 늦추면서 발을 살펴봤는데 눈에 보이는 붓기는 없었다. 근데 통풍 초기가 딱 이랬잖아 싶은 생각이 드는 순간 멘탈이 흔들렸다. 그날 6km에서 러닝을 멈추고 집으로 걸어왔다.

신발끈 통증 집에 와서 한 첫 번째 행동

집에 들어오자마자 러닝화를 벗었다. 발등을 만져봤는데 열감은 없고 부어 있지도 않았다. 통풍 발작이 오면 발적과 열감이 동반된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게 없으니까 반반이었다. 혹시 모른다는 생각으로 핸드폰을 열었다. 통풍 재발 증상, 발등 통증 원인, 러닝 후 발등 압박감. 검색어를 여러 개 넣어봤다. 결과 중에 자꾸 눈에 걸리는 게 있었다. 러닝 중 발등 통증의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신발끈 과조임이 나오는 거였다. 신발끈을 너무 세게 묶으면 발등 위를 지나는 신경과 혈관이 눌려서 압박감과 통증이 생긴다는 내용이었다. 읽으면서 아까 신발 묶을 때가 떠올랐다. 평소보다 확실히 더 세게 조였다는 게 기억났다. 설마 싶어서 러닝화를 다시 신고 끈을 느슨하게 묶어봤다. 발등을 눌러봤다. 아프지 않았다. 그냥 멀쩡했다. 거실에서 혼자 어이없어서 웃었다. 통풍 재발에 대비해서 마음의 준비까지 했는데, 범인이 신발끈이었다.

신발끈 하나로 이렇게 아플 수 있나 싶었는데

신기해서 더 찾아봤다. 발등에는 발가락 쪽으로 이어지는 신경과 혈관이 표면 가까이 지나간다. 그래서 신발끈처럼 좁은 면적으로 강하게 누르면 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이 생기기 쉽다. 러너들 사이에서는 꽤 흔한 증상이라고 한다. 특히 발볼이 넓거나 발등이 높은 사람들한테 더 잘 생긴다고. 나는 발볼이 좀 넓은 편이라 그게 맞물린 것 같았다. 신발끈 묶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는 걸 그날 처음 알았다. 발등 압박이 심한 사람들은 중간 구멍을 하나 건너뛰고 묶거나, 발볼 쪽은 느슨하게 발목 쪽만 단단하게 조이는 방법을 쓴다고 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신발끈을 묶을 때 발등 쪽은 여유를 두고, 발목 쪽만 잡아주는 식으로 바꿨다. 다음 러닝에서 같은 통증이 재현되지 않았다. 완전히 해결됐다. 몇 시간 동안 통풍 재발을 걱정했는데, 끈 묶는 방법 하나 바꿨더니 끝났다.

통풍 환자가 러닝할 때 신발에서 확인해야 할 것들

그 일 이후로 신발에 대해 신경 쓰는 게 늘었다. 통풍 환자는 발관절이 예민한 상태라 신발이 맞지 않으면 평소보다 더 빨리, 더 강하게 반응한다. 내가 직접 겪으면서 체크하게 된 것들을 정리하면 이렇다. 신발끈은 발등 부분을 너무 세게 조이지 않는 게 중요하다. 달리다가 발등에 압박감이 오면 일단 끈부터 의심해봐야 한다. 러닝화 사이즈는 평소 신발보다 반 치수 크게 가는 게 일반적인 권장사항인데, 발볼이 넓다면 한 치수까지도 고려해 볼 만하다. 달리는 동안 발가락이 신발 앞코에 닿는 느낌이 있으면 사이즈가 맞지 않는 거다. 쿠셔닝도 중요하다. 통풍은 관절에 요산 결정이 쌓이는 병이라, 충격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좋지 않다. 너무 딱딱한 밑창보다는 적당히 흡수가 되는 신발이 낫다. 이 부분은 36화에서 러닝화 고르는 법을 따로 자세하게 쓸 예정이다.

신발끈 에피소드가 나한테 알려준 것

그날 이후로 통풍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 다르게 바뀌었다. 전에는 발에서 뭔가 느껴지면 바로 통풍 재발로 직행했다면, 이제는 다른 원인도 같이 따져보게 됐다. 발등이 아프면 신발끈인지 먼저 확인하고, 발바닥이 무거우면 오늘 걸음 수가 많았는지 생각해보고. 통풍 환자라고 해서 발에 생기는 모든 불편함이 통풍인 건 아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막상 진단을 받으면 그게 잘 안 된다. 모든 신호가 통풍으로 연결되는 것 같은 착각이 생긴다. 그 착각에서 조금 벗어나게 해 준 게 신발끈 하나였다. 황당하지만 유용한 교훈이었다. 43일 동안 달리면서 배운 것 중에 가장 허무하고 가장 실용적인 교훈을 꼽으라면, 나는 이걸 꼽을 것 같다. 발이 아프면 신발끈부터 확인해라.

통풍 있는 사람이 러닝을 한다는 게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 근데 43일 동안 발작 없이 126km를 달렸다. 겁내기 전에 일단 신발끈부터 제대로 묶어보자.

 

34화에서는 28도 낮 더위 속에서 10km를 뛰었다가 페이스가 완전히 무너졌던 날 이야기를 써볼 예정이다.

쫘니아빠 ver 2.0,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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