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쫘니아빠 건강일지

여름 낮 러닝, 페이스가 1분 무너진 이유

by 쫘니아빠-ver2 2026. 7. 15.

소양강변 야간러닝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 밤에는 시원하고 사람이 없고, 강바람이 불어서 달리기 좋다. 근데 그날은 사정이 생겨서 낮에 뛰어야 했다. 7월 4일, 기온 28도. 그냥 좀 덥겠지 싶었다. 결과적으로 페이스가 6분 31초까지 밀렸다. 평소보다 1분 이상 느려진 거다. 근데 이상하게 그게 창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배운 게 많은 날이었다.

여름 낮 러닝, 시작부터 달랐다

출발하고 1km도 안 됐는데 등이 젖기 시작했다. 야간러닝을 할 때는 3km는 달려야 땀이 본격적으로 나는데, 낮에는 시작하자마자 몸이 달아올랐다. 햇볕이 직접 내리쬐는 게 이렇게 다른 느낌인지 처음 실감했다. 2km 지점에서 이미 심박이 평소 5km 페이스 수준까지 올라와 있었다. 몸은 같은 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심장은 더 빠르게 뛰고 있다는 게 앱에 찍혀서 보였다. 더위 속에서 달리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심박수가 올라간다는 걸 그날 몸으로 배웠다. 3km쯤 됐을 때 페이스를 의도적으로 낮췄다. 버티겠다고 밀어붙이다가 중간에 쓰러지는 것보다 느리더라도 완주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 그게 맞는 선택이었다.

여름 러닝에서 페이스가 느려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집에 와서 찾아봤더니 기온이 10도 오를 때마다 러닝 페이스가 1km당 20~30초씩 느려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봄에 5분 30초로 달리던 사람이 여름 한낮에 6분대로 떨어지는 건 체력이 줄어서가 아니라 몸이 열을 관리하느라 에너지를 더 쓰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걸 알고 나서 6분 31초라는 기록이 다르게 보였다. 28도 낮에 10km를 완주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충분한 거였다. 페이스에 집착하다 보면 이런 날 괜히 자책하게 된다. 여름 러닝은 페이스가 아니라 완주 자체를 목표로 잡는 게 맞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야간에 시원한 강바람 맞으면서 달리다가 한낮 땡볕에서 달려보니까 내가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달리고 있었는지를 그날 처음 제대로 알았다.

여름 낮 러닝,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 안 된다

5km 지점에서 입이 바짝 말랐다. 야간러닝 할 때는 잘 모르고 지나치는 감각인데, 낮에는 그게 훨씬 선명하게 왔다. 탈수가 시작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발이 무거워진다. 그날 6km부터 페이스가 급격히 밀린 게 단순히 더위 때문이 아니라 수분이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여름 러닝은 출발 전에 물을 충분히 마셔두는 게 중요하다. 달리는 도중에 마시는 것보다 나가기 30분 전에 미리 수분을 채워두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통풍 관리 차원에서도 수분 섭취는 중요한데, 운동할 때는 그 필요량이 더 늘어난다. 그날 이후로 러닝 나가기 전에 물 한 잔 마시는 게 루틴이 됐다. 작은 변화인데 확실히 달랐다. 8km 이후에도 입이 덜 마르고 발이 덜 무거웠다. 더위 속 러닝에서 수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여름 러닝, 시간대가 전부다

그날 이후로 낮 러닝은 최대한 피하기로 했다. 여름철 야외 운동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를 피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달려보니까 그 이유를 완전히 이해했다. 그 시간대는 자외선도 강하고 지면에서 올라오는 복사열까지 더해져서 체감 온도가 훨씬 높다. 소양강변 야간러닝은 해가 진 뒤라 기온이 낮고 강바람이 불어서 같은 거리를 달려도 체감이 완전히 다르다. 통풍 환자 입장에서도 무더운 날씨는 탈수를 빠르게 유발하고, 탈수는 요산 농도를 높일 수 있어서 더 조심해야 한다. 야간러닝을 고집하는 게 단순히 더 시원해서가 아니라 몸 관리 차원에서도 맞는 선택이었다는 걸 더위 속 10km가 확인시켜 줬다. 덥다고 운동을 쉬는 것보다, 시간대를 바꿔서 계속하는 게 훨씬 낫다.

28도에서 10km 완주하고 나서 든 생각

집에 돌아와서 샤워하고 나이키런클럽 기록을 다시 봤다. 10.01km, 페이스 6분 31초, 칼로리 882kcal. 페이스만 보면 평소보다 확실히 처졌다. 근데 882kcal라는 숫자를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더운 날 달리면 체온 유지에 에너지를 더 쓰기 때문에 같은 거리라도 소모 칼로리가 더 높다. 느리게 달렸는데 몸은 더 열심히 일한 거였다. 페이스 숫자에만 눈이 고정되면 이걸 놓친다. 러닝은 숫자가 다가 아니라는 걸, 28도짜리 낮 러닝이 가르쳐줬다. 이날 이후로 나는 컨디션이 안 좋거나 날씨가 극단적일 때 페이스 목표를 아예 내려놓고 완주만 목표로 잡는 날을 의도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게 오히려 장기적으로 부상 없이 달릴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몸으로 익혔다. (러닝 페이스 처음엔 천천히 달려도 된다는 얘기가 궁금하면 → 16화 "러닝 페이스, 처음엔 천천히 달려도 된다" 참고)

여름 러닝은 느려도 된다. 땡볕에 10km를 완주했다면 그날은 이미 이긴 거다.

 

35화에서는 5살 아들을 따라다니느라 숨이 찼던 아빠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써볼 예정이다.

쫘니아빠 ver 2.0,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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