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쫘니아빠 건강일지

내가 러닝을 선택한 이유, 그리고 달리기 시작한 첫 날

by 쫘니아빠-ver2 2026. 6. 26.

러닝 다이어트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건 거창한 이유가 아니었다. 돈이 없었다. 헬스장 끊을 돈도 아깝고, 뭔가 장비가 필요한 운동은 시작도 전에 지갑부터 열어야 한다. 러닝은 신발 하나면 된다. 문 열고 나가면 된다. 그게 전부다. 근데 막상 나가려고 하니까 문제가 생겼다. 낮에는 일하고, 퇴근 후 저녁 먹고 나면 아들 씻기고 재우는 게 일이다. 결국 내가 뛸 수 있는 시간은 아들 재우고 난 다음, 밤 9시 이후였다. 그렇게 나의 밤 러닝이 시작됐다.

왕년 얘기 잠깐만, 딱 한 번만

사실 나는 달리기를 아주 모르는 사람은 아니다. 학창 시절에 운동 좀 했었다. 체력 하나는 자신 있었고, 군대 신교대에서 300명 훈련병 중 오래 달리기 1등도 해봤다. 근데 그게 20년 전 얘기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애 낳고 나서 운동이라곤 거의 손을 놨다. 5년 전에 잠깐 3개월 러닝 한 게 전부고, 아들이 태어나면서 그것도 완전히 끊겼다. 90kg이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운동을 잘 알면서도 안 한 사람이다. 체력이 좋았던 기억은 있는데 지금 몸은 영 딴판인, 그런 아저씨. 이 얘기는 딱 여기까지만 하겠다. 과거 얘기 오래 붙들고 있으면 꼰대 된다.

첫 러닝 날, 솔직한 기록

아들 재우고 나서 밤 9시쯤 집을 나섰다. 강변 쪽으로 나가면 사람이 없을 것 같았다. 뭔가 쑥스러웠다. 90kg 아저씨가 혼자 밤에 뛰는 모습이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 괜히 신경 쓰였다. 근데 밤이라 사람이 없었다. 그게 오히려 좋았다. 강변에 나오니까 바람이 불었다. 다리위의 불빛들이 물에 반사됐다. 생각보다 풍경이 좋았다. 첫날은 그냥 뛰었다. 페이스 같은 거 신경 안 쓰고 그냥 몸이 가는 대로. 결과는 5km, 5분 50초 페이스. 솔직히 말하면 러닝크루 가면 4분대가 수두룩하다. 그 기준에서 보면 평범한 기록이다. 근데 몇 년 동안 제대로 달리지 않았던 몸이 처음 나가서 5km를 완주했다는 것, 그게 나한테는 의미가 있었다. 몸이 기억하고 있었던 거다. 녹슬긴 했어도 아예 사라진 건 아니었다.

밤 러닝을 선택한 현실적인 이유

아빠들은 안다. 낮에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퇴근하면 저녁 먹고, 애 씻기고, 재우고 나면 9시다. 그 시간에 나가서 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피곤하고, 눕고 싶고, 폰 보고 싶다. 근데 한 번 나가면 달라진다. 밤 러닝에는 낮 러닝에 없는 게 있다. 조용하다. 사람이 없다. 나만의 시간이다. 온종일 누군가를 위해 살다가, 그 한 시간만큼은 완전히 내 시간이다. 강변을 뛰다 보면 불빛이 물에 반사되고, 바람이 불고, 도시 소음이 멀리서 들린다. 이어폰 끼고 좋아하는 노래 틀면 그냥 딴 세상이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소리까지 지르면서 달리게 된다. 아무도 없으니까 괜찮다. 엔돌핀이 넘치는 게 느껴진다. 이런 즐거움을 알게 되고, 달리는 게 설레는 날이 왔다면, 그 사람은 이미 절반은 성공한 거라고 볼 수 있다.

러닝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과학적 이유

러닝을 선택한 건 감성 때문만이 아니다. 효율이 좋다. 러닝은 같은 시간 대비 칼로리 소모가 다른 유산소 운동보다 높다. 게다가 운동이 끝난 후에도 칼로리가 계속 소모된다. 이걸 애프터번 효과라고 하는데, 러닝 후 최대 16~24시간까지 이어진다. 그냥 누워있어도 몸이 칼로리를 태우는 거다. 지방 연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건 운동 시작 20분 이후부터다. 그래서 30분 이상 뛰는 게 중요하다. 20분 러닝과 40분 러닝의 지방 연소 효과 차이가 단순히 2배가 아니라 3~4배 이상 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페이스는 빠를 필요 없다.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속도, 숨은 차지만 말은 할 수 있는 그 정도가 지방 연소 구간이다. 전력 질주하면 오히려 탄수화물을 태우고 금방 지친다. 천천히, 오래, 꾸준히가 다이어트 러닝의 핵심이다. 주 3~4회, 30분 이상. 이것만 지켜도 한 달이면 몸이 달라진다.

달리기 싫어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

나도 처음엔 달리기가 싫었다. 힘들고, 숨차고, 무릎 아프고. 근데 그건 너무 빨리 뛰어서 그렇다. 천천히 뛰면 다르다. 처음엔 뛰다가 걷다가를 반복해도 된다. 1분 뛰고 2분 걷고, 이걸 반복하는 것도 충분히 운동이다. 달리기를 잘하려고 뛰는 게 아니라 몸을 움직이려고 뛰는 거다. 그 차이를 이해하면 훨씬 가볍게 시작할 수 있다.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며 달려보시라. 그 해방감이 뭔지. 달리기가 즐거워지는 순간이 오면, 그 다음부터는 억지로 안 해도 된다. 몸이 먼저 나가고 싶어진다. 그 순간이 오기까지만 버티면 된다. (야식 끊고 식단 관리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10화 참고)

 

16화에서는 러닝을 시작하고 한 달 동안 실제로 어떻게 달렸는지, 거리와 페이스 변화를 솔직하게 기록해볼 예정이다.

쫘니아빠 ver 2.0,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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